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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운문사와 사리암 힐링여행

by xavi4 2025. 7. 12.

청도 운문사 풍경 사진

경상북도 청도에 자리한 운문사와 사리암은 고즈넉한 산사와 숲이 어우러진 대표적인 힐링 코스입니다. 운문사는 여성 승려의 수련 도량으로 조용하고 단정한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으며, 사리암까지 이어지는 산책로는 비교적 완만한 경사로 30~50대가 자연과 호흡하며 걷기에 최적의 명상 코스입니다. 바쁜 삶에 지친 이들에게는 ‘말 없는 위로’를 건네는 공간으로, 한 템포 늦춘 여행이 주는 깊은 울림을 느낄 수 있습니다.

천년 고찰 운문사, 고요함이 머무는 절

청도 운문사는 신라 진흥왕 때 창건된 유서 깊은 고찰로, 특히 전국 유일의 비구니 승가대학이 자리한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사찰의 구조나 규모가 웅장하지는 않지만, 오히려 그 점이 이곳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절 전체에 흐르는 조용한 분위기, 군더더기 없는 건물 배치, 자연에 스며든 듯한 절집의 색감이 한 눈에 들어온다. 복잡한 삶 속에서 찾는 단순한 위로, 운문사는 그런 공간이다. 절 마당을 가로지르는 송림길은 자연스럽게 걷고 싶게 만드는 길이다. 사찰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소리의 부재’다. 말소리, 기계음, 배경음악이 없는 공간. 대신 나무 사이로 흐르는 바람, 자갈을 밟는 소리, 멀리서 들리는 새소리만이 공간을 채운다. 이 조용함 속에서 걷는 경험은, 도시에서는 쉽게 얻을 수 없는 ‘마음의 정돈’이 된다. 운문사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이른 아침이다. 새벽 법고가 울리고, 연무가 피어오르는 절 마당을 거닐다 보면, 마치 시간조차 멈춘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특히 중장년층에게 이 시간은 단순한 체험을 넘어 ‘내면을 정리하는 의식’과 같다. 생각이 정리되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는 고요한 시간. 운문사는 그렇게 말 없이 우리를 감싼다.

사리암까지 이어지는 산책, 걷는 명상의 시간

운문사에서 약 2km 떨어진 사리암은 절벽 위에 세워진 작은 암자다. 비구니들이 참선을 위해 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금은 일반인도 조용히 둘러볼 수 있는 산책 코스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운문사~사리암 구간은 무리 없는 오르막과 적당한 거리 덕분에 30~50대의 걷기 명상 코스로 매우 적합하다. 산책로는 대부분 숲길로 구성돼 있어 한여름에도 그늘이 많고, 계절마다 색이 달라지는 풍경이 눈을 즐겁게 한다. 봄에는 연둣빛 잎들이, 가을에는 붉고 노란 단풍이 숲을 물들인다. 길을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말이 줄고, 호흡이 느려지고, 생각이 단순해진다. ‘걷는 행위 자체가 명상이 된다’는 말이 이 길에서는 자연스럽게 체감된다. 사리암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낭떠러지 끝에 자리 잡은 기도처다. 깊은 골짜기 너머 산줄기가 겹겹이 보이고, 그 아래로는 아무런 소리 없이 흐르는 공기만이 감지된다. 이 고요함은 사찰 내부의 정적과는 또 다른 차원의 감정이다. 절벽 끝에 선 채 그저 바람을 맞고 있으면, 말없이 눈물이 흐른다는 이들도 있다. 그만큼 내면에 다가오는 감정의 파동이 깊다. 사리암은 작지만 힘이 있는 공간이다. 꾸미지 않았지만 정결하고, 설명하지 않아도 감동이 전해진다. 이곳은 ‘눈으로 보는 절’이 아니라 ‘마음으로 듣는 암자’다. 중장년의 삶에서 느끼는 복잡한 감정들을 잠시 내려놓고 싶다면, 이 길은 분명 그 해답이 된다.

침묵 속을 걷는 여행, 청도에서 얻은 평온

우리는 종종 여행을 ‘무언가를 하는 것’으로만 생각한다. 유명한 음식을 먹고, 사진을 찍고, 새로운 장소를 소비하는 일. 하지만 삶이 복잡해질수록,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을 더욱 갈망하게 된다. 청도의 운문사와 사리암은 바로 그런 공간이다. 조용히 걷고, 말 없이 머물고, 혼자 있는 시간을 누려도 어색하지 않은 곳. 30~50대는 삶의 이정표 앞에서 무언가를 결정하거나 되돌아보아야 하는 시기다. 그런 시기에는 굳이 누구와 함께하지 않아도 괜찮다. 조용한 숲길, 정적인 사찰, 절벽 위의 바람이 나를 충분히 어루만져준다. 청도는 도시보다 훨씬 느린 속도로 흘러가며, 그 속에서 우리는 본래의 리듬을 되찾게 된다. 교통편도 어렵지 않다. 대구에서 약 1시간 거리, 자가용 또는 시외버스를 통해 쉽게 접근 가능하며, 1박 2일 혹은 당일치기 힐링 여행으로 손색이 없다. 그리고 돌아올 때면 마음속에 고요한 파동 하나가 남는다. 그 파동은 오래도록 삶을 따뜻하게 데운다. 청도 운문사와 사리암은 그렇게 ‘묵직한 위로’를 전해주는 여행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