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평창 양떼목장 힐링여행

by xavi4 2025. 7. 6.

양떼목장에서 중년여성 사진

눈이 시릴 정도로 푸르른 초원 위에서 양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나무 데크길을 따라 오대산 계곡 옆을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고요해진다. 평창의 양떼목장과 선재길은 자연과 교감하며 몸과 마음을 재정비할 수 있는 국내 대표 힐링 여행지다. 30~50대를 위한 진정한 쉼, 그리고 의미 있는 걷기를 찾고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코스는 없다. 여행이 아닌 회복을 원하는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하는 평창의 조용한 여정을 소개한다.

자연 속으로 천천히, 양떼와 바람 사이로

사람마다 여행에서 찾는 바는 다르지만, 중년에 접어든 30~50대가 원하는 건 더 이상 자극적인 것이 아니다. 빠르게 흘러가는 도시의 시간에서 벗어나, 천천히 걷고 조용히 머물 수 있는 공간을 찾는 이들이 많다. 평창의 양떼목장은 그런 이들에게 맞춤처럼 꼭 맞는 장소다. 이곳은 해발 약 850미터 고지에 자리 잡은 드넓은 초원과 그 위를 한가롭게 거니는 양들로 유명하다. 하지만 단순히 귀여운 동물과 사진을 찍는 공간을 넘어, 자연의 품 안에서 숨을 고르고 삶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초입부터 시작되는 목장 둘레길은 40분 정도 천천히 걸으면 한 바퀴를 돌 수 있는 코스로 구성돼 있다. 바람은 시원하고, 들꽃과 풀 내음이 가득하다. 양들이 자유롭게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온해지고, 목장 전망대에서는 탁 트인 산세와 초원이 어우러진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평일 오전 시간대는 비교적 한산해, 바람 소리와 양 방울 소리만이 들리는 조용한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평소 바쁘고 반복적인 일상에 지쳐 있었다면, 이곳에서의 1~2시간은 값진 위로가 된다.

선재길, 걷는다는 것의 깊은 의미

양떼목장에서 시각적 평안을 얻었다면, 오대산 선재길에서는 내면의 고요함을 느낄 수 있다.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이어지는 약 9km의 선재길은 완만한 경사와 잘 정비된 데크길로 구성되어 있어 체력에 부담이 크지 않다. 이름처럼 불교적 의미를 담고 있는 이 길은, 실제로 많은 이들이 걷기 명상이나 사색을 위해 찾는 코스다. 숲길을 따라 흐르는 계곡물 소리는 백색소음처럼 머릿속을 정화시키고, 곳곳에 설치된 벤치나 정자는 잠시 앉아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쉼표가 된다. 걷다 보면 주변 소리에 더 민감해지고,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 새소리, 발 아래 흙 소리 하나하나가 귀에 들어온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을 자연의 소리가, 선재길에서는 마치 처음 듣는 듯 생생하게 다가온다. 길 중간중간에는 기도문이나 부처님의 말씀을 새긴 안내판도 만나게 되는데, 그것이 꼭 종교적인 의미가 아니더라도 읽다 보면 어느새 삶의 방향에 대해 곱씹게 된다. 특히 ‘지금 이 순간을 걷고 있는 나’에 집중하게 되는 이 길은, 단순한 트레킹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걷는다는 것은 때로는 도망이 아닌 마주함이다. 선재길은 그런 마주침의 공간이다. 주변 경치뿐 아니라 내 안의 복잡한 생각, 고민, 그리고 놓쳐왔던 나 자신의 감정까지 함께 걷게 만든다. 길의 끝자락에 다다르면 만나는 상원사는 천년 고찰의 위엄과 함께 마지막 고요함을 선사한다. 누군가에게는 종교적 의미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이 절에서의 조용한 시간이 마음 정리를 위한 마무리가 된다.

지친 마음을 위한 가장 부드러운 처방

양떼목장과 선재길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여행자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하나는 따사로운 햇살 아래에서 바라보는 푸른 들판과 양들, 또 하나는 숲과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명상적인 산책길이다. 이 두 곳은 서로 다른 결을 지녔지만, 결국 하나의 공통된 목적지를 향한다. 바로 '회복'이다. 중년은 삶의 중심이지만, 동시에 자신을 가장 놓치기 쉬운 시기이기도 하다. 가족, 일, 책임이라는 이름으로 자꾸만 나를 뒤로 밀어내게 되는 나이. 그런 시기에 꼭 필요한 것은 멀리 떠나는 화려한 여행이 아니라, 가까이에서 천천히 나를 들여다볼 수 있는 고요한 장소다. 평창의 이 두 공간은 바로 그런 '쉼'의 본질을 담고 있다. 누구와 함께여도 좋고, 혼자여도 더없이 좋다. 산책화 한 켤레에 따뜻한 바람 한 줄기만 더해지면 충분하다. 여행지의 이름보다도, 그 안에서 나를 어떻게 만나는지가 더 중요한 요즘. 당신이 지금 잠시 쉬어야 한다면, 이번 주말은 평창으로 떠나보시길 권한다. 눈으로 보는 자연, 발로 걷는 명상, 그리고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치유. 평창 양떼목장과 선재길은 당신의 쉼을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